분류 전체보기 (305) 썸네일형 리스트형 삶의 정수(quintessence)를 찾아서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목 드럽게 기네. 사실 나는 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제목부터 별로였다. 주연과 감독을 맡은 벤 스틸러도 기대감을 낮추는 데 한몫했다. 벤 스틸러는 , 등 주로 코미디 영화의 주연을 맡았었다. 나는 가 뻔한 애덤 샌들러 류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감동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평단의 평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봉 시기가 지나자 는 내 관심 밖으로 조용히 밀려났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케이블을 통해 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심심하면 나오는 듯. 첫인상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예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노골적인 저질 개그가 없어 생각했던 것 보다 덜 재밌다는 정도였다. 편집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방식이라 인상을 주지 못.. 어느 30대 취준생의 하루 오늘도 하루를 잃었다. 시간은 굼벵이처럼 다가와찰나의 입맞춤을 남기고는영원한 상실을 새겼다 세월이 하세월이라고동동발 구르던 시절이엊그제인데 나는 어젯밤잃어버린 일 분 일 초가 아쉬워쇠주잔에 눈물을 따라 마셨다 천둥벌거숭이는찬란한 20대를소중히 여기지 않았고 고개 숙인 아재는그제야 땅에 새겨진발자국을 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어리석길래소중한 걸음걸음을저리도 무심히 버리고 왔을까 돌아보고 후회하고는돌아서면 잊어버리는나의 죄명은 게으름 나는 죄가 부끄러워세상 밖으로, 글월 속으로외면하고, 도망쳤다 이렇게 부끄러운 시 한 편을 남기며오늘도 하루를 잃는다. ※ 언젠가는 꿈과 현실이 마주하는 장소를 찾을 수 있기를... 그 날까지 쓰러지지 않는 끈기가 우리 모두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아가씨>는 반전 영화도 아니고 페미니즘 영화도 아니다.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전의 사용법 반전은 그저 시나리오의 전개 방식 중 하나임에도 '반전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장르화 되었다. '반전 영화'에는 정형화된 쾌감이 존재한다. 바로 전복의 카타르시스다. 차근차근 쌓아온 이야기를 한 방에 무너뜨리고는 순식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세운다. 반전 영화는 이 한 방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반전이 드러나는 순간에 감정선을 집중시키며 관객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위해 노력한다. 반전 영화의 최고봉이라 여겨지는 는 이러한 연출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 순간 추락하는 머그잔이 산산조각 난다. 그동안 쌓아온 이야기가 무너지는 것을 훌륭하게 시각화한다. 이를 클로즈업하고 반복 재생하며 반전의 충격을 노골적으로 강.. [짤평] <아가씨> - 헨타이즘(hentaism)에는 죄가 없다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찬욱 감독의 직박구리 폴더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새삼 궁금하군요. ※ 헨타이즘(hentaism)은 변태를 뜻하는 헨타이(hentai)에 주의를 뜻하는 접미사 이즘(ism)을 결합한 말입니다. 제가 만든 근본 없는 신조어입니다;; 그 많은 '리뷰'들이 정말 '리뷰'일까?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쓰는 사람들은 독자를 갖게 되고, 불명확하게 쓰는 사람들은 평론가를 갖게 된다." 영화 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의 이야기는 불명확하다. 혹자는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은 떡밥을 씹고, 뜯고, 맛보는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수많은 '리뷰'가 쏟아졌다. 5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지만, 천만 관객 영화보다 많은 리뷰를 볼 수 있었다. 역시 불명확하게 쓰는 글은 평론가를 갖는다. 그런데 그 많은 '리뷰'들이 정말 '리뷰'일까? 리뷰(review)는 비평(critique)보다는 깊이가 얕고, 즉각적인 감상 위주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엄연히 평(評)의 한 갈래다.1) 따라서 리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아야 한다. 작품.. [단편] 쓰레빠 맨발의 소녀가 내복만 입고 골목을 서성였다. 냉기를 머금은 보도블록 위에서 소녀는 새앙쥐마냥 손발을 부비며 오들오들 떨었다. 어느 담벼락 아래, 반지하에서 삐져나온 보일러 연통이 하얀 김을 모락모락 피워올렸다. 소녀는 그 온기에 얼어붙은 손을 녹였다. 한참을 연통만 바라보느라 소녀는 누가 접근하는지도 몰랐다. 넝마 같은 그림자가 소녀를 덮쳤다. 소녀가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커다란 덩치의 사내가 소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소녀는 잔뜩 겁이 올라 목을 움츠렸다. 가뜩이나 가녀린 어깨가 더 좁아 보인다. 사내의 우악스러운 손이 소녀의 어깨를 감싸 쥐었다. 소녀는 고양이를 마주한 새앙쥐 처럼 바짝 얼어버렸다. 당장에라도 터질 듯 울음보가 그렁그렁 차오르기 시작했다. "맨발로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사내의 목소리.. [짤평] <팔로우> -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공포 영화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식 다운로드 컨텐츠가 있긴 한데 화질도 엉망이고 모자이크까지... 하아... 차라리 범법자가 되고 싶다... ※ 제목 센스도 제발 좀... 가 뭡니까... 트위터도 아니고;;; 원제는 입니다. (얼리어답터 얘기 아닙니다) <곡성> - 어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으랴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맥거핀으로 수 놓은 기담(奇談) 을 이야기할 때 가장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바로 장르다. 장르 자체가 곧 반전이자 맥거핀이다. 반대로 맥거핀이 곧 장르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은 미스터리 스릴러 혹은 농촌 수사물이다. 첫 사건 현장에서 카메라는 종구(곽도원)의 뒤를 쫓는다. 풀이 우거진 언덕을 내려가는 시선은 발밑이 보이지 않아 위태롭다. 불안한 롱테이크 끝에서 마침내 드러난 참상은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온다. 나홍진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나 처럼 긴장감으로 관객을 질식시키려 들지 않는다. 대신에 웃음을 적절히 섞어 긴장의 완급을 조절한다. 겁 많고 어설픈 종구의 성격이 엉뚱한 웃음을 유발한다. 때로는 이 떠올랐고, 때로는 가 떠올랐다...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