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05) 썸네일형 리스트형 싸구려 브로치 국민학생 시절 용돈을 모은 적이 있다. 정기적인 용돈은 없었다. 책이나 학용품을 사고 남은 돈을 꽤 오랫동안 모았다. 그 돈으로 엄마의 생일선물을 사려 했다. 여자는 작고 반짝이는 선물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 목표는 액세서리로 정했다. 반지나 목걸이는 너무 비쌌다. 꿩대신닭이라는 기분으로 나는 브로치를 사기로 했다. 이마저도 어린이에게는 비싼 물건이었다. 그러니 긴 시간 모아온 돈으로 브로치를 샀을 때 얼마나 기뻤겠는가. 선물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던 때가 지금도 생생하다. 혹시나 잃어버릴까, 행여나 깡패라도 마주칠까, 나는 주머니에 넣은 상자를 꼭 쥐었다.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발걸음도 빨라졌다.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흥분 속에서, 쿵쿵 쾅쾅, 심장이 요동쳤다. 엄마의 반응은 기대와 달랐..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 예측을 뛰어넘었다. ※ 이 글은 영화 (이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웰 메이드 히어로 무비 나는 웰 메이드라는 평가를 칭찬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잘 만들었다. 이 말은 칭찬할 말이 없어 마지못해 하는 칭찬 같다. 귀엽다거나 선해 보인다는 말처럼 영혼이 없다. 독창적이거나 독보적이거나 환상적이지 않지만, 못 만들었다고 쏘아붙일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작품에 세상은 '웰 메이드'라는 칭호를 붙이곤 한다. 예술 작품으로서는 최악의 평가다. 차라리 어딘가 저급해도 기발한 매력 하나가 삐죽 솟은 작품이 낫다. 예술성은 그런 곳에 있으니깐. 하지만 상업 영화라면 웰 메이드만한 칭찬이 없다. 어느 구석 모자람 없는 영화라면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다. 일부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다수에게 만족감을 선.. [단편] 소실점(消失點) : 인류가 멸망한 날 2,0XX년 3월 4일. 희뿌연 스모그가 하늘을 겹겹이 채우다 못해 무너져내릴 것 같았던 그 날 아침, 한 신생아가 태어난 지 7시간 만에 숨을 거두었다. 이 소식에 전 국민, 아니 전 세계가 슬픔과 절망에 빠졌다. 이 아기는 7년 만에 처음으로 태어난 신생아였기 때문이다. 지난 7년 동안 인류는 아기를 낳지 못하고 있었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21세기 이후 완만하게 감소하던 출생률(인구 1,000명 당 신생아 수)은 인구가 100억을 넘긴 2,050년부터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서구 선진국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성향이 심해진 탓이라 했다. 중남미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신생아 소두증에 대한 공포가 임신을 가로막는다고 보았다. 중국과 인도는 산업 성장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의 영향이라..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대사는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지만, 난 이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여자가 얼마나 차가운 사람인지, 남자가 뭘 잘못했는지, 왜 헤어져야만 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저 물음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있다. "사랑은 당연히 변하는 거야." 이제 막 연애전선에 돌입한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뭐 잘 생기고 이뻐서 그런 고민 안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난 아니었지 ㅠ.ㅠ) 덕분에 '유혹의 기술'은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비록 오버그라운드에서는 특유의 저급함과 엉성함에 별로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속칭 PUA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나름 사업화되기도 했다.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유혹의 기술'은 다양한 노력을 요구한다. 자존감을 키워라, 외모를.. [짤평] <4등> - <주토피아>만큼 보여주고 싶은 영화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Sponsored by 소요정 soyojung.tistory.com <조이> - 치명적 노잼의 원인은? ※ 이 글은 영화 ,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이는 편할 곳이 없었다. 그녀는 두 아이뿐만 아니라 이혼한 부모님과 할머니 심지어 전남편까지도 돌봐야 했다. 가정과 사회 어느 곳에서도 편할 곳 없이 절망하던 그녀는 어느 날 놀라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대.걸.레. 신제품 아이디어에 사로잡힌 조이는 투자를 받아 상품을 제작했으나 판매망을 뚫지 못해 고비를 맞는다. 그러던 중 기적적으로 홈쇼핑 방송의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단 한 개도 팔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된다. 결국, 그녀는 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홈쇼핑 쇼 호스트로 나서게 된다. 현실은 의외로 막장인 법이다 는 산만하다. 주인공 조이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주다가 난데없이 TV 드라마 속으로.. [짤평] <주토피아> - 꼭 보여주고 싶은 애니메이션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9.11테러, 히어로 무비 그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 이 글은 영화 (이하 ''), , , (이하 ''), (이하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이 글에서 논의하는 대상은 마블과 DC코믹스 원작이 아닌, 이를 바탕으로 개봉한 실사 영화에 한합니다. 9.11테러와 히어로 무비 2001년 9월 11일. 뉴욕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 2대가 그대로 충돌하는 전대미문의 테러 사건이 발생한다. 곧이어 미국 국방성 펜타곤에도 비행기 충돌 사고가 이어졌다. 미국 본토의 핵심인 뉴욕과 국방성이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미국인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는다. 전 세계에 전쟁의 공포를 각인시킨 2차 세계대전 때도 본토만큼은 침략당하지 않았던 미국이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할리우드가 '9.11테러'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