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를 잃었다.
시간은 굼벵이처럼 다가와
찰나의 입맞춤을 남기고는
영원한 상실을 새겼다
세월이 하세월이라고
동동발 구르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나는 어젯밤
잃어버린 일 분 일 초가 아쉬워
쇠주잔에 눈물을 따라 마셨다
천둥벌거숭이는
찬란한 20대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고
고개 숙인 아재는
그제야 땅에 새겨진
발자국을 돌아본다
나는 얼마나 어리석길래
소중한 걸음걸음을
저리도 무심히 버리고 왔을까
돌아보고 후회하고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의 죄명은 게으름
나는 죄가 부끄러워
세상 밖으로, 글월 속으로
외면하고, 도망쳤다
이렇게 부끄러운 시 한 편을 남기며
오늘도 하루를 잃는다.
※ 언젠가는 꿈과 현실이 마주하는 장소를 찾을 수 있기를... 그 날까지 쓰러지지 않는 끈기가 우리 모두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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