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05) 썸네일형 리스트형 날개를 접습니다 백수생활 5년째 어머니는 다 닳아연골이 없어진 무릎 때문에새벽마다 잠에서 깨어시린 무릎을 부여잡으십니다.아들아. 아들아.엄마는 이제 쉬고 싶단다.아니, 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의사가 그러더라. 내 꿈은 영화평론가였습니다.나름의 철학도 있었습니다.현학와 허영이 없는 평론.아이부터 노인까지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는 평론.그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꿈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목구멍은 포도청이고부모님의 삶은 지우개처럼하루하루 닳아 없어지고 있습니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지만,돈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그리고 꿈도 없습니다. 내가 펼친 꿈의 날개는어찌나 보잘것없었는지돈 한 푼 되지 않았습니다.돈이 안 되는 꿈은꿈이 아니라 망상입니다. 나는 날개를 접습니다.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못할 바엔땅을 .. 영화 비평은 어떻게 써야 하나 (입문) 비평이라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비평은 평(評)해야 한다. 좋다. 나쁘다. 잘했다. 못했다. 옳다. 그르다.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주관적 판단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여기까지 본다면 비평이 뭐 어려울 게 있나 싶다. 작품을 보고나니 좋았더라. 나빴더라. 신선했더라. 식상했더라. 꿀잼. 노잼. 주관적 판단은 누구나 내릴 수 있다. 문제는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비평이란 객관적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주관적 판단을 주장하는 것이다. 객관적 근거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대부분은 전통에서 가져온다. 과거의 명작과 비교하여 비평할 작품의 가치를 가늠한다. 어떤 작품은 전통을 잘 따랐을 수도 있고, 어떤 작품은 전통을 뛰어넘어 혁명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 로또에 당첨됐다 "로또에 당첨되고 싶으세요? 로또를 사세요." 그래서 나는 매주 로또를 산다. 딱 만 원어치. 한 달에 4만 원. 알바로 버는 돈이 45만 원 이니깐 대충 수익의 10%를 쏟아붓고 있다. 엄청난 투자잖아? 그러나 워낙 기대값이 낮은 투자종목이다 보니 수익률은 처참했다. 석 달 간 벌어들인 돈은 0.5만 원. 수익률은 -96%. 당연한 결과려나. 그래도 당첨된다면 말 그대로 대박은 대박이니까. 어차피 매주 허공에 담배 연기로 만 원씩 날려 먹는데, 기부하는 셈 치고 주당 만 원 쓰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로또는 나눔이라잖나. 저번 주 짤평 작품은 이었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올리버 스톤 감독이 민감하고 핫한 정치 소재로 만든 영화다. 오, 이건 봐야 해! 다행히 추천 수도 제일 많아! 앗싸 보러 가자!.. <컨택트> - 이 영화는 SF인가?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는 외계인이 중심인 영화처럼 보인다. 예고편과 포스터는 물론이고, 심지어 개봉명마저 를 따라 라 지었으니 말 다했다. (의 원제목은 ) 그러나 영화를 끝까지 보면 이 영화에서 외계인이 별로 중요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엄마와 딸의 운명을 중요하게 다룬다. 딸의 죽음을 알면서도 딸을 낳을 수밖에 없는 엄마의 심정을 서정적인 화면과 애달픈 연기로 전달한다. 이런 점은 와 비슷하다. 우주와 밀접한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결말에서는 가족애를 내세운다. 묘하게 그 대상도 둘 다 딸이다. 하긴 칙칙한 아들보다는 귀여운 딸이 낫다. 딸 바보는 들어봤어도 아들 바보는 못 들어봤다. 딸을 향한 부모의 절절한 모습을 보노라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에 공감한다면 .. 퀴어와 케이크 퀴어 담론을 접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떤 대상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게 어떤 종류의 케이크를 좋아하는 것과 다를 게 있을까요? 제 여자친구는 당근 케이크와 고구마 케이크를 좋아합니다. 저는 초콜릿 스펀지나 티라미수를 좋아하죠.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을 케이크라고 우기고 있고, 종종 푸딩인지 케이크인지 분간이 안 가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예 케이크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죠. 성적 지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는 여자가 좋고, 누구는 남자가 좋고, 누구는 2D가 좋을 수도 있죠.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언젠가 성전환 수술을 하고 싶은 트렌스젠더가 여자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람은 동성애자일까요? 이성애자일까요? 그러나 이성애자가.. [짤평] <컨택트> - 당신이 봐야 할 이야기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드니 빌뇌브의 차기작은 리부트라고 합니다. 한 때의 J.J. 마냥 영화팬들이 기대하는 작품을 죄다 도맡고 있습니다. 헤어진 다음 날 600년간 시라쿠사를 지켜온 에우리알로스 요새가 무너지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였다.그러나 에우리알로스의 옛터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일요일 아침. 맑은 햇살이 베란다 통유리를 지나 거실을 푸근히 감싸 안았다. 동장군도 빨간 날에는 쉬는 걸까? 지난 밤 창문을 두드리던 매서운 바람도 자취를 감추었다. 뽀글머리 파마를 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소파를 등지고 바닥에 앉았다. 다리를 덮은 담요가 보일러의 온기를 가지런히 모아주었고, 통유리를 건너온 햇살이 아주머니의 등을 따스히 보듬었다. 그 상태로 귤을 까먹으며 을 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이자 행복이었다. "와장창." 사치는 죄악이라더니, 징벌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아주머니는 황급히 소리 난 곳으로 달려갔다. .. [짤평] <더 킹> - 대한민국은 누가 지배하는가?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다음 주 [짤평]은 쉽니다. 뭐 구미가 당기는 영화도 없고, 설 주간은 바쁘거든요;;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