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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쌤 윤PD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뭉클했던 순간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매드맥스>는 6관왕에 오르며 최다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작품상은 <스포트라이트>에게 돌아갔습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2회 연속 감독상을 받았고, 엠마누엘 루베즈키는 3회 연속 촬영상을 받았습니다. (이쯤 되면 루베즈키는 촬영계의 본좌) 그리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남우주연상은 결국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차지했습니다. (오오 린다는 개뿔) 아카데미를 향한 그의 열정을 알기에, 디캐프리오의 수상은 많은 팬에게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분의 수상이 더 뭉클하게 다가오더군요. 바로 <헤이트풀 8>으로 음악상을 받은 엔니오 모리코네입니다. 이 분도 디캐프리오 못지 않게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죠. <천국의 나날들>(1978), <미션>(1986) 아니 이걸 안 줘?, <언터쳐블>(1987), <시>(1991), <말레나>(2000)를 아카데미 후보에 올렸지만 수상에 실패합니다. <시네마 천국>(1988)은 아예 노미네이트 되지도 못했죠. 뭐라고?! 그러다가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는 데 그칩니다. 그는 아카데미를 몇 번이나 수상해도 이상하지 않을 영화음악계의 전설입니다. 그런 그가 무관에 그치다 마지못해 주는 상을 받은 셈이었죠. 

  그러다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드디어 88세의 노장이 음악상 수상자로 호명받습니다. 그는 나이 때문인지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지 못하더군요. 이 순간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의 복받쳐 오르는 감정이 작은 떨림에서 전해져 왔습니다. 정말 뭉클하더군요. 


  디캐프리오를 두고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오오 린다'드립을 쳤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야 말로 공로상을 받았을 때 '오오 린다'를 외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랬던 그가 드디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았다는 생각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더욱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황야의 무법자> - A Fistful of Dollars



▲<석양의 무법자> -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Childhood Memories



▲<미션> - Gabriel Oboe



▲<시네마 천국> - Cinema Paradiso



▲<시네마 천국> - Love Theme



▲<시네마 천국> - Toto and Alfredo



▲<헤이트풀 8> - L'Ultima Diligenza di Red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