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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Unexpected)> - 예기치 못한 임신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를 통해 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언젠가 꼭 정식수입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폐교를 앞둔 고등학교의 교사 사만다 애벗(코비 스멀더스)은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이다. 아직 결혼도 못 했고, 새로운 직장도 구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그녀는 임신소식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학교의 우등생인 재스민(게일 빈)도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같은 상황에 처한 스승과 제자는 예기치 못한 임신을 맞아 서로를 의지하며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하지만 취업과 대학진학을 꿈꾸는 두 여자에게 임신은 꿈을 가로막는 현실의 장벽이 되어버리고 마는데....
(나의) 영화 비평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낙원동 아트시네마 이관행사 오픈토크에서 나온 정성일 평론가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비평가라는 이름을 단 사람이 영화를 보자마자 즉각 나와서 자기 트위터에다 본 영화평을 올리는 건 자판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비평가입니까? 자기가 감히 영화를 보자마자 비평을 쓸 수 있다고?” 이에 듀나가 반박하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참조) 이 글은 정성일과 듀나의 논쟁을 바라보며 어떤 비평을 추구하고,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는 글입니다. 트위터는 비평이 될 수 있을까? 저는 트위터라는 미디어와 140자라는 길이에 대해서는 일단 듀나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애초에 리뷰와 비평은 구분되어 내려왔으니까요. 다만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트위터가 비평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무뢰한> - 질척한 하드보일드 멜로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정의롭고, 적당히 더러운 형사 정재곤(김남길)은 살인범 박준길(박성웅)을 쫓고 있다. 그는 잠적한 박준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유일한 실마리인 박준길의 애인 김혜경(전도연)에게 접근한다. 정재곤은 이영준이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속이고 김혜경이 일하는 단란주점 마카오의 영업부장으로 잠입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그저 화류계의 끝물이라고 생각했던 김혜경의 외로움과 순수함을 알게 되고, 정재곤은 그런 그녀에게 마음이 흔들리는데...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아직 해는 뜨지 않은, 어슴푸레 하늘이 밝아오는 새벽녘. 밤새 퍼마신 술에 절은 몸을 이끌고 해장을 할 겸 순댓국집으로 들어섰다. 나는 주방과 홀을 겸하는 조선족 아주머니에게 순댓국과 소주 한 병..
<스틸 앨리스> -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훌륭한 어머니이고, 밖으로는 권위 있는 언어학 교수였던 앨리스(줄리안 무어). 그러나 완벽하고 행복했던 그녀의 삶에 예기치 못한 슬픔이 드리워진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했던 여인에게 희귀성 알츠하이머가 발병한 것이다. 이 영화는 자신을 잃어가는, 죽음보다 더한 공포에 맞서는 한 여인의 투쟁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 알츠하이머 병은 무섭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질병은 인간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공포로 남아있다. 질병이 두려운 이유가 그 이후에 맞닥뜨려야만 하는 죽음 때문일까? 아니다. 죽음보다 질병이 더 두렵다. 내가 지금 암에 걸렸다고 상상해보자니 정말 암담하다. 아마도 부모님은 병..
천상병「귀천」- 말줄임표에 담긴 의미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은 기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 시절 머리가 덥수룩하여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폐인 꼴을 하고 다녔고, 이를 딱하게 여긴 친구가 이발을 시켜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냥 돈을 주면 술을 사 먹을까 봐 천상병을 데리고 이발소로 가게 되죠. 그런데 친구가 이발비를 지불하고 나서자 천상병은 지금까지 이발한 비용을 제외하고 환불받기를 요구합니다. 어이없어하는 이발사가 환불을 해주자 천상병은 그 돈으로 술을 사 먹었다고 합니다. 천상병은 무연고자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 액션을 끌어올리는 전희 ※ 이 글은 영화 (이하 '매드맥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미래. 기름과 무기 그리고 물을 독점한 임모탄 조는 살아남은 인류를 노예로 지배한다. 아내와 딸을 잃고 생존만을 생각하며 사막을 방황하던 맥스는 임모탄의 부하들에게 납치되어 '피노예'가 되고 만다. 한편 임모탄 조의 폭정에 항거하여 사령관 퓨리오사와 임모탄의 여인들은 녹색 지대를 향해 탈출을 감행한다. 이에 임모탄은 부하들을 이끌어 이들을 추격하고, 그 와중에 '워보이' 눅스는 맥스를 '피주머니'삼아 차에 매단 채 추격의 선봉에 선다.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 분노의 도로 위에서 퓨리오사, 맥스, 눅스 그리고 임모탄의 불꽃 튀는(이거 레알) 추격전이 펼쳐진다. 중2병과 멋스러움의 차이를 만드는 것 오리지널 시리즈의 감..
<스물> - 유치하니깐 청춘이다.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치호(김우빈), 동우(준호) 그리고 경재(강하늘). 인생의 절반(?)이라는 스물을 맞이하며, 반드시 섹스를 하겠다는 굳은 일념과 함께 세 남자는 청춘의 시절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찬란할 줄만 알았던 스물의 날들은 부끄럽고, 부질없고 그리고 힘들기만 한데... 병신 같지만, 게다가 멋있지도 않지만, 그래도 유쾌한 청춘을 그린 영화 스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는 안 되지만, 은 되는 이유 올 초에 정말 엄청난 영화를 리뷰한 적이 있다. 는 시나리오부터 연출과 연기까지 어느 하나 빼 놓지 않고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엄청날정도로 최악의 작품이었다. 그런데 의 각본에 참여한 이병헌 감독이 바로 지금 다루는 영화 의 감독이다. ..
<차이나타운> - "재미없어?" "아니" "그럼 재밌어?" "아니..."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10번 코인 로커에 버려진 아이. 그래서 그 아이 이름은 일영(김고은)이다. 노숙자에게 거둬져 썩은 음식을 주워 먹고 살던 일영은 차이나타운에서 '엄마'라고 불리는 범죄조직의 대모 마우희(김혜수)에게 팔리게 된다. 그리고 그녀 밑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아 채무자들에게 빚을 받아내며 엄마의 사업을 돕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영은 채무자였던 석현(박보검)을 만나게 되고, 그의 친절함과 따뜻함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이를 눈치챈 엄마는 일영에게 석현을 죽이라고 명령하게 되고, 일영은 석현을 구하기 위해 엄마의 명령을 거스르게 되는데... 의 스토리는 뻔하다? 에 대한 여러 평들의 공통점은 뻔하다는 것이다. 이 점은 나도 크게 동감한다. 실상 의 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