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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평

[짤평] <픽셀> - 게임 + 현실 = 출발드림팀?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1. <픽셀>은 원작이 있습니다. 바로 패트릭 진 감독의 동명의 단편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판권을 소니가 사들여 장편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픽셀>입니다.





  2. 장편 영화 <픽셀>의 메가폰은 크리스 콜럼버스에게 돌아갔습니다. 가족 오락 영화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감독입니다. <나 홀로 집에 1, 2>, <미세스 다웃파이어>, <바이센테니얼 맨>,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비밀의 방> 등을 연출했고,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이라는 망작을 만들기도 했죠. 상상력이 뛰어난 감독은 아니지만 상상했던 것을 구현하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입니다. 여기에 가족과 사랑이라는 따뜻한 가치를 잘 녹여내기도 하고요. 대신 시나리오가 단순하고, 인상 깊은 영상을 그려내진 못했습니다. 윤제균 감독을 두고 한국의 마이클 베이라는 표현이 있던데, 저는 오히려 크리스 콜럼버스가 윤제균 감독과 비슷한 성향의 감독이라고 생각됩니다. 





  3. 아담 샌들러는 이 영화에서 주연뿐만 아니라 각본에도 참여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개그 코드는 전형적인 아담 샌들러의 것이었죠. 어쩌면 감독보다 영화에 더 큰 영향을 끼쳤을수도 있을겁니다. 





  4. 크리스 콜럼버스나 아담 샌들러를 고려한다면 <픽셀>은 가볍고, 유쾌한 오락 영화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렇게 가벼운 영화라면 아예 관람의 자세를 바꿉니다. 내러티브의 탄탄함이나 영상의 아름다움 같은 예술적 관점은 잠시 접어두죠. 대신에 얼마나 재밌는지만 봅니다. 영화를 통해 2시간이 유쾌하고, 하루가 즐겁다면 오락 영화로서 역할은 다 한 셈이니까요.





  5. 문제는 <픽셀>은 그냥 재미가 없습니다. 

  5-1. 시나리오가 단순하고 유치한 거야 예상했던 바이나, 이건 좀 심하다 싶을 정도 입니다. 애초에 시나리오를 따지지 않겠다고 맘먹었지만, 보는 사람의 심기를 거스를 정도로 이상하다면 좀 문제가 있는 겁니다.

  5-2. 제가 영화의 주 타겟층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저는 <스트리트 파이터>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세대이지 <팩맨>, <동키콩> 세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영화의 추억 팔이에 넘어가기에는 제가 충분히 아재가 아니더라고요. 덕분에 흥미가 더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6. <픽셀>은 게임에서 태어난 영화이지만, 게임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6-1. 일단 Nerd에 대한 묘사가 편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겜덕 입장에서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더군요. '모든 Nerd가 저렇진 않은데....'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인물들의 성격이야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Nerd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묘사는 안타까웠습니다. 뭐 근데 오락영화에 이런 것까지 기대하는 게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다분히 전형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부분은 개인적인 불만에 그쳐도 될 것 같습니다. 

  6-2. 그렇다면 게임 자체에 대한 묘사는 어떨까요? 제가 보기에는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같습니다. 게임이 현실사이즈가 되고나니 <런닝맨>이나 <출발 드림팀>이 되더라고요. 근데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진 못합니다. 공략법이나, 비기/얍삽이 같은 요소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룰 설명이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그저 <런닝맨>, <출발 드림팀>... 전자오락만의 즐거움을 그려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디즈니의 <주먹왕 랄프>가 참 잘 그려냈었던 것 같네요. 





  7. 단편 영화의 아이디어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간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게디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보니 보이는 결과물은 그저 <출발 드림팀>이 되어버렸습니다. 처음 기획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겜덕으로서 기대가 컸었는데, 결과가 너무나 실망스럽습니다.





  한줄평

  1억불 짜리 <출발 드림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