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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쌤 윤PD

이번 주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3편 <협녀>, <미쓰 와이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협녀, 칼의 기억>

  감독 : 박흥식 (주요 작품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달콤한 나의 도시>, <미안해 고마워> 등)
  주연 :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

  한국의 무협 사극은 거의 망해왔었죠. <천년호>, <무영검>. 그리고 김태희와 정우성을 앞세웠던 <중천>까지... 그러나 그 <중천>은 10년이 다 돼가는 작품이고, 그 사이 <광해 : 왕이 된 남자>, <관상> 등 웰 메이드 사극이라 불리는 준수한 사극이 충무로의 한 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역린>,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명량>, <군도 : 민란의 시대> 등의 사극들이 망해도 300만이 넘는 관객몰이를 하는 흥행을 보여줬습니다. 만족할만한 작품성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영상만큼은 충무로의 발전을 보여주는 작품들이었죠. (제가 이 작품들에 후한 점수를 줬던 이유였습니다. 하나 빼고...)

  이렇게 사극 때깔이 좋아졌을 때 가장 솔깃하게 떠오르는 장르는 역시 무협입니다. 영상기술의 발전이 무협과 만났을 때 얼마나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내는지는 <와호장룡>이나 <영웅>같은 영화들이 보여줬습니다. 이것들 때문에 <천년호>, <무영검>, <중천>같은 것들이 제작되었습니... 당시에는 그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장르 선호를 더 해 다시 한 번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장르 면에서는 흥행이 걱정스럽지만, 대신 캐스팅이 정말 빵빵합니다. 일단 올해 <무뢰한>을 통해 대한민국 여배우 원 톱임을 다시 과시한 전도연과 주목받는 젊은 여배우 김고은이 출연합니다. 그리고 비록 여자 문제가 있었지만, 할리우드에서 착실하게 필모를 쌓아가고 있는 이병헌까지 나옵니다. 거기다 <스물>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준호, 이제는 안 나오면 섭섭한 이경영, 대한민국 비호감 연기 넘버 원 김태우까지. 캐스팅만 보면 <암살>에 뒤지지 않죠. 작품만 똥망 수준이 아니라면 흥행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과연 <협녀>는 한국 무협은 망한다는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요? 





  <미쓰 와이프>
  감독 : 강효진 (주요 작품 : <펀치 레이디>, <육혈포 강도단>, <나쁜 피>)
  주연 : 엄정화, 송승헌

  오랜만에 본격 코미디 영화가 개봉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유역비와의 연애설로 한창 시끌벅적하신 송승헌과 엄정화가 부부로 출연합니다. 사고로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이 일본 영화 <비밀>이 연상되는데요. 여기에 한국의 아줌마 문화를 끼얹은 듯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관심 가는 장르는 아니긴 한데;; 재미와 감동이 잘 통하는 한국 극장가라면 대작들 사이에서 의외의 선전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감독 : 안국진 (이 영화가 장편 입봉작입니다)
  주연 : 이정현

  예고편만으로 압도당했습니다. 그리고 세 작품 중, 아니 올해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기대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예고편에 네티즌이나 관람객 평가가 아니라 평론가의 극찬을 넣었다는 점에서 도발적 자신감이 느껴지더군요. 더구나 이정현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도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올해 본 시나리오 중 최고다."라는 극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경쟁 대상을 받았습니다. 평단과 까다로운 감독의 호평 그리고 영화제 수상까지... 작품성은 어느 정도 보증된 셈이랄까요?

  이 영화에 대한 입소문 중 이정현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꽃잎>의 미친년 포스가 돌아왔다고 하더군요. 사실 작년 <명량>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죠. (그 오글거리는 장면을 그 정도까지 볼만하게 만든 건 다 이정현 덕입니다) 범죄를 다루는 내용 때문에 소속사에서 거절했는데, 시나리오를 본 이정현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거기다 노개런티라고 합니다. 올해 여배우 중심의 영화들이 전부 안타까운 모습만 보여줬었는데요. 여배우 원 톱 영화라는 점 또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제작비는 3억 정도라고 합니다. 이러니 노개런티. 이정현이 스태프들 아침밥까지 챙겨줬다고... 초초초저예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제작사인 KAFA Film(한국영화아카데미)은 영화 전문 교육기관입니다. 저예산에 교육기관의 작품이라 완성도가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올해 전반기에 개봉했던 <소셜포비아>도 KAFA Film의 작품입니다. 당시에도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줬었죠. <소셜포비아> 때에도 최신 이슈를 담아내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도 5포 세대라는 극작품으로 다루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최신 이슈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게 저예산 영화의 장점이랄까요)

  내용을 보면 박찬욱의 냄새도 나고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웃게 될지, 울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 여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한국 영화 제작비
100억 이상 : 대작
50억 : 빵빵한 예산과 쪼들리는 예산의 분기점
25억 : 여기부터 저예산
10억 : 여기부터 초저예산
5억 : 초초저예산
3억 : 초초초저예산
1억 : 이걸로 장편 찍으면 그 감독은 진심 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