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번 주에 기다리던 <마션>이 개봉합니다. SF 팬의 입장에서 너무나 기대되는 영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마션> 개봉을 기념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어떤 영화들이 있었는지, 우주를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마션>은 어떤 영화가 될 것인지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배경이 지구에 한정된 영화는 제외했습니다.)
0. <스타워즈>는 우주 SF 아닌가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라 하면 많은 사람이 <스타워즈>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스타워즈>는 다루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스타워즈>는 멀고 먼 은하(a galaxy far, far away)를 배경으로 할 뿐 심지어 시간적 배경은 미래가 아니라 옛날 옛적(a long time ago) 과학적 요소를 기반으로 하거나 우주와 인간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스타워즈>처럼 외계나 과학을 빙자한 신화나 전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우주 활극 장르를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스타워즈>, <스타트랙>, <세레니티> 등의 영화가 있으며, <덴마>같은 만화나, <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도 스페이스 오페라로 구분합니다.
좀 더 SF 장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선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SF를 하드 SF라고 합니다. Science Fiction이라는 장르의 정의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하드 SF일 겁니다. 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단순한 흥미보다는 과학적 개연성이 우선됩니다. 그러다 보니 오류나 버그에 대해 엄격한 편입니다. 장르 구분에서도 하드 SF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팬덤의 꼬장꼬장한 고증심사를 거쳐야만 하죠.
하드 SF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소프트 SF가 있습니다. 과학 기술 자체에 대한 접근보다 그로 인한 사회 변화나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작품을 말합니다. 하드 SF가 자연과학에 기반을 둔다면, 소프트 SF는 사회과학에 기반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드 SF와 소프트 SF는 작가의 성향이나 작품의 초점에 따라 장르를 가르는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하드 SF가 못 되면 소프트 SF로 구분하는 수준.
과학적 엄격함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SF로 분류하지 않기도 합니다. 더불어 평범한 SF 작품들을 과학적 오류를 지적하며 하드 SF로 구분하는 것을 막기도 하죠. 깐깐하게 따지면 하드 SF로 구분할 수 있는 영화는 존재하지도 못할 겁니다. 그리고 그런 엄격함을 통과한 영화라면 으레 재미를 기대하긴 힘들 테고요. 이처럼 장르에 얽매여 상상력을 가로막는 것은 '픽션'이라는 근본에 어긋나는 행위일 겁니다. 더구나 장르구분이라는 것 자체도 때로는 무의미하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어떤 작품이 하드 SF인지 스페이스 오페라인지 따지기보다는 그 작품 속에 들어있는 각 장르적 요소를 구별하는 것이 보다 장르 범주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참조)
1.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1968> - 우주, 호기심, 두려움, 성공적
제가 관람한 영화 중에서 가장 오래된 우주 SF 영화이자, 최고의 SF 영화가 바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입니다. 하드 SF에 어울리는 훌륭한 고증과 시대를 뛰어넘는 영상미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난해한 내용으로 유명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제가 여러 번 글을 통해 영화는 내러티브만이 아니라 비 내러티브적 요소도 봐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 영화가 딱 그러한 의도에 맞는 영화입니다. 플롯 전개로 주제를 설명하기보다 비주얼과 사운드가 만들어내는 심상(心像, 이미지)으로 주제를 전달하기 때문이죠. 심오한 주제를 가진 영화이지만 그것을 머리로 파악하기보다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영화입니다. 그러니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의미도 파악하지 못했냐?"고 타인을 질책하는 것이야말로 영화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짓.
▲ 모노리스(Monolith)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우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의 상징으로 함축되어 있습니다. 바로 모노리스입니다. 영화 속에서 모노리스는 일종의 고성능 컴퓨터로 고등한 외계종족이 인류를 진보시키고 자신들을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해 인류에게 주어집니다. 그 모습은 검은색의 기둥입니다. (각 면이 1 : 4 : 9 = 1^2 : 2^2 : 3^2으로 인공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지구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물건에서 느껴지는 것은 호기심, 두려움, 신비로움, 기괴함 같은 것들입니다. 영화 음악으로 쓰인 리게티의 곡들 또한 모노리스와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개봉으로부터 1년 후입니다. 이제 막 우주로 가는 문의 손잡이를 돌렸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우주는 아마도 모노리스와 같은 느낌의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리게티의 "Atmospheres"
2. <에이리언, 1979> - 나약한 인간에게 미지의 공포를
에이리언 시리즈뿐만 아니라 최근의 <프로메테우스>까지 연결되는 SF 호러의 고전입니다. 이 글의 계기가 된 <마션>의 감독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지요. 이후의 시리즈들이 에이리언과 인간의 전투 액션에 대한 비중이 높은 것에 반해 1편은 외계 생물에 대한 공포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SF 영화로는 항상 최상위권에 꼽히는 영화이고, 장르를 떠나서도 영화가 전달하는 서스펜스와 공포가 매우 뛰어난 작품입니다. 비주얼리스트라 불리는 리들리 스콧의 작품답게 우주선이나 외계 건축물의 묘사 등 미장센이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 각본가 댄 오배넌의 추천으로 H.R 기거의 디자인을 채택하여 영화 역사상 가장 끔찍한 생물을 완성할 수 있었죠.
▲ Necronomicon IV (H.R Giger, 1976)
<에이리언>의 중심 소재는 외계 생명체 '에이리언(정식 명칭은 제노모프, Xenomorph)'입니다. 일단 그 생김새부터 끔찍합니다. 전체적으로 시커먼 색상에 징그럽게 뼈대가 드러난 형상을 하고 있지요. 특히 남성 성기를 연상하는 부위를 가지고 있어 징그러움이 더 커집니다. 귀두를 닮은 머리와 발기한 성기를 연상시키는 이빨 달린 혀는 정말 끔찍합니다. 4편에서 리플리가 에이리언의 혀를 뽑아 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살짝 움찔. 외형도 끔찍하지만, 기타 설정들도 이에 못지않습니다. 혈액은 강산성으로 무엇이든 녹여버립니다. 숙주에 기생한 후 성체가 되어 숙주를 찢고 나오는 번식방법도 기괴하지요. (참조)
에이리언은 영화 <에이리언>의 주제를 상징화합니다. 바로 미지에 대한 공포입니다. 처음 만나는 괴생명체에 비해 인간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였죠. 특히 식사 도중 에이리언 숙주가 부화하는 장면은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합니다. 마치 우리의 일상을 찢어발기듯이 복부를 찢고 공포스런 위용을 과시하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모노리스가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존재였다면, 에이리언은 오로지 절망과 공포만을 선사합니다. 얼핏 재난 같다는 느낌도 들죠. 에이리언은 인류가 우주에서 마주칠 상황 중 최악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때까지도 영화 속 우주는 미지의 공포에 초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영화는 인조인간과 인간,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제외한 미래에 대한 주제들은 대부분 어둡고 끔찍한 편입니다.)
▲ 충격과 공포의 체스트버스터(chestburster)신
너무 끔찍해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3. <이벤트 호라이즌, 1997> - 이제 공포는 조금 지겹지 않아?
'이벤트 호라이즌'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우주선의 이름입니다. 2040년 미국은 기존의 이온 엔진의 한계를 넘기 위해 워프 항해 기술을 개발하기로 합니다. 방법은 중력 엔진을 통해 인공 블랙홀을 만들어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을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이름이 멋있으니 참자. 넘어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 뒤 본래 차원의 목적으로 재진입하는 것, 말하자면 웜홀이나 일종의 초공간도약을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실험을 위해 건조된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이 사고로 실종되고 맙니다. 그러다 사고 7년 만에 해왕성 부근에 다시 나타나게 되고, 나사는 원인 규명과 인명구조를 위해 구조함 '루이스 & 클락'호를 파견합니다. 그러나 구조선을 기다리고 있는 이벤트 호라이즌에는 예상치 못한 끔찍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 이벤트 호라이즌호의 중력 엔진
<이벤트 호라이즌>은 걸작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입니다. <에이리언>, <샤이닝>, <헬레이저> 등 수 많은 호러 영화의 키치 덩어리이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솔라리스>등 비호러 SF에서도 많은 것을 차용했습니다. 뭔가 그럴듯한 SF 설정을 빼버리면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유령선 영화들과 별반 다를 바 없기도 합니다. 박찬욱 감독이 저서에서 혹평하기도 했고 (참조), 대부분의 평론가에게 혹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스티븐 킹을 비롯한 호러팬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는 편이고, 훗날 게임 <데드 스페이스>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참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좋아합니다. 고어한 호러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 영화 자체는 매우 좋아하는 편이죠. 하지만 우주 SF의 영화들 속에서 <이벤트 호라이즌>만의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코스믹 호러' 영화는 이미 많이 있으니까요. CG의 발달로 상상하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것은 더 나아졌을지는 모르나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은 90년대에 내놓기엔 식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달까지 도착한 인류에게 우주는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으로 남아있지 않았죠. 영화 제작자들은 우주에서 두려움 이외의 무언가를 찾아야 했습니다.
4. <아폴로 13, 1995> - 우주에 대한 새로운 시각
<아폴로 13>은 달 탐사선 아폴로 13호가 우주에서 겪은 사고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 사건도 25년 전의 것이다 보니 SF라 부를 수는 없는 작품입니다. 과학 영화일지는 모르나 '공상(fiction)'은 아니니까요. 우주복 입고 무중력에서 노는데 그깟 거 신경 쓰지 맙시다. 영화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박하고 위험한 우주비행이자 최악의 실패와 최고의 성공을 동시에 거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화에 충실하다 보니 사실 극적 재미는 덜한 편입니다.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재연극 같은 영화이지요.
▲ 재치가 빛났던 이산화탄소 제거기의 실제 모습
극으로서는 노잼이나 우주덕후, SF덕후에게는 고증을 충실히 따르는 모습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아폴로 13>은 이러한 면모를 넘어 우주 SF 영화에 새로운 이정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주를 신비의 영역에서 현실의 영역으로 끌어내린 것이죠.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 우주는 미지와 공포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폴로 13>에서의 우주는 탐험의 영역일 뿐 인간의 인식을 뛰어넘는 공포를 가진 공간이 아닙니다. 더구나 우주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구로 생환하는 결말은 우주마저 '극복'했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우주를 바라보는 <아폴로 13>의 시선은 이후의 SF 영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5. <아마겟돈, 1998> - 레벨을 너무 떨어뜨렸...
노스트라다무스의 인류 종말 예언에 편승하여 운석 충돌을 소재로 다루는 영화입니다. (비슷한 작품으로 <딥 임펙트>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폴로 13>이 우주의 신비주의를 벗겨냈다면 <아마겟돈>은 아예 속옷까지 벗겨버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저히 흥행만을 노린 전형적인 마이클 베이류의 영화로 과학적 고증 따위는 개나 줘버린 작품입니다. (NASA에서는 관리 부서 직원 훈련용으로 영화를 틀어준 후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몇 개나 있는지 찾아보라고 시험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최고 기록은 168가지) 비록 SF의 관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만 재미만큼은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파리를 초토화하는 운석신이나 시추선 점프신 같은 장면은 보는 이를 정말 쫄깃하게 만들었죠.
<아폴로 13>이나 <아마겟돈>이 우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영화는 아닐 겁니다. <아폴로 13>은 철저한 재연을 통해 휴머니즘을 말하고자 했고, <아마겟돈>은 뻥뻥 터지는 마이클 베이잼 재미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이 두 영화는 우주의 신비주의를 벗겨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우주 SF 사상 두 번째로 훌륭한 영화로 이어집니다.
6. <그래비티, 2013> - 우주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영화
앞선 우주 SF 영화들이 우주를 공간적 배경으로만 활용했다면 <그래비티>는 우주 그 자체가 영화의 중심 소재입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이후 우주의 적막함과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입니다. (상세한 감상은 이전에 쓴 글을 참조 바랍니다. 참조)
사실 <그래비티>의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우주라는 배경만 빼면 할리우드의 다른 재난 영화들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단순한 이야기는 감독의 노림수였을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단순화시키는 대신 상징적인 장면과 영상미를 강조할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이러한 상징으로부터 우주로 나아가라는 의지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 태아를 연상시키는 영화 속 장면
단순한 재난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SF 영화가 아니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런데 SF 영화가 아니라는 비판이야말로 우주 SF의 관점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폴로 13>에서 시작된 탈 신비주의적 관점은 <그래비티>에 이르러 완성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우주는 미지의 공포가 도사리는 공간이 아니라 인류가 극복하고 진출해야 하는 공간이 된 것이죠. <그래비티>의 마지막 장면에서 힘차게 땅을 딛는 라이언 스톤(샌드라 블록)의 발걸음은 이러한 인류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그래비티> 라스트신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도 인상적이다.
7. <인터스텔라, 2014> -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이 영화는 우주 SF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를 개척한다는 개요는 우주로 진출하려는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일 겁니다. 게다가 영화가 그려내는 우주의 모습, 특히 블랙홀의 모습은 SF 덕후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했었죠.
<그래비티>에 이르러 완벽하게 현실레벨로 떨어진 우주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또다시 미지의 공포를 끌어올 수도 없을 테고요. 그러나 놀란은 답을 찾아냅니다. 우주 탐험의 궁극적 목표를 바탕으로 진짜 우주를 개척하는 이야기를 보여준 것이죠. 여기에 부성애와 연민 등 휴머니즘까지 녹여냅니다. (상세한 감상은 이전에 쓴 글을 참조 바랍니다. 참조)
<인터스텔라>까지 다다르면 우주는 더는 신비의 공간이 되지 못합니다. 각종 행성의 모습들은 마치 IMAX용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인류가 나아가야 할 곳, 인류가 개척해야 할 곳, 인류가 맞이할 또 다른 자연, 이것이 <인터스텔라>가 바라본 우주의 모습이었습니다.
▲ 인류의 새로운 터전이 될 에드먼드 행성
마치며...
지금까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의 변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7080 시절에는 우주는 미지의 공포가 도사리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주는 신비주의를 벗어나게 됩니다. 대신 보다 현실적이고 극복 가능한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물론 <프로메테우스>처럼 여전히 우주의 신비주의를 파고드는 영화도 있지만, 중심 내용은 우주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인류와 우주의 근원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고려해보면 <마션>은 보다 현실적인 우주 생활을 그려낼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시사회 이후의 평을 보면 화성에서 <삼시 세끼> 찍었다고...)
7월에는 뉴 호라이즌스 호가 명왕성의 사진을 찍어오기도 했고, 최근에는 화성에서 액체상태의 물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화성 : 나 젖었어요. 달 착륙 이후 우주 탐사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시큰둥해지긴 했지만, 인류는 차근차근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마치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우주여행을 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런 시대가 올 수 있을까요? 우주를 향한 인류의 열망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길 바라며, 이를 스크린에 펼쳐놓는 훌륭한 영화들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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