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를 왜 좋아해?
정말 날 사랑해?
사랑은 행복한 감정이라는데, 사랑하면 할수록 행복은커녕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연락이 조금만 늦어도 '마음이 변한 건 아닐까?' 걱정하고, 상대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내가 뭘 잘못했나?' 발을 동동 구른다. 그래서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받으려 한다. "넌 나를 왜 좋아해? 정말 날 사랑해?"라는 질문에 깨가 쏟아지는 것도 한두 번이다. 열 번 스무 번 반복되면 대답하기도 지친다. 그럼에도 불안함을 어쩌지 못하고 되묻는다. 그럴수록 상대는 멀어져갈 뿐이다.
어제 뭐 했어?
왜 전화 안 받아?
상대가 멀어져간다는 느낌을 받으면 불안감은 더욱더 커진다. "어제 뭐 했어? 왜 전화 안 받아?"라며 상대를 다그친다. 이런 사람에게 사랑은 마치 예쁜 나비 한 마리와 같다. 나비가 손 위에 앉으면 날아가지 못하게 꼭 틀어막는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날아가 버릴까 봐 숨쉴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결국, 사랑은 집착이라는 손아귀 안에서 숨 막혀 죽어버리고 만다.
불안을 느끼는 원인, 낮은 자존감
친밀한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려면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없고 결국에는 상처받고 말 운명이라는 두려움이야말로 낭만적인 행복으로 가는 길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험난한 장애물이다. 이런 두려움은 자기충족적 예언을 낳는다.
- <자존감의 여섯 기둥>, 32p
"넌 나를 왜 좋아해?"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묻는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교로 묻는 것은 괜찮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알 방법이 없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좋아하느냐 아니냐 뿐이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느 하나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무의미한 질문을 반복하는 걸까? 두렵기 때문이다. 무엇이 두려운 걸까?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걸까? 내가 사랑받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자신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생각,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 즉, 낮은 자존감이 두려움과 불안을 낳는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내가 나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어떻게 나를 향한 타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상대의 따뜻한 마음과 헌신적인 사랑은 혼란에 빠진다.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자기 개념 역시 뒤죽박죽이 된다. 나를 향한 그 사람의 감정은 진실이 아니며 지속될 수 없다. 믿을 수도 없다. 스스로 내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받는 사랑은 밑 빠진 독에 붓는 물처럼 허망하다. 노력을 거듭하던 상대방은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만다.
- <자존감의 여섯 기둥>, 33p
높은 자존감을 이루는 방법의 하나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저 '나는 나를 사랑해'라고 생각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핵심은 누가 봐도 빠져드는 자신만의 매력을 파악하는 데 있다. 뛰어난 외모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매력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외모가 매력의 전부는 아니다. 매력은 감미로운 목소리, 지적인 언어, 매너 있는 행동, 다정한 마음씨에서도 올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매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통해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혹시 매력 포인트가 없다 해도 괜찮다. 매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후천적으로 훈련하고 습득할 수 있다. 매력이 없다면 매력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면 된다. 때로는 그 과정 자체가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무언가에 열심히 몰두하는 모습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더구나 그 노력이 단 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상대방으로서는 당장 안아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다.
연애에서 불안을 없애는 방법
다시 말해, 관계에 실패하는 원인은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의 꿈이 본질적으로 불합리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꿈을 지탱할 만한 자존감이 없는 탓이다.
- <자존감의 여섯 기둥>, 33p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여유가 넘친다. 무언가를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고, 상대방의 친절을 받아들이는 데도 거부감이 없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너무 많이 사랑하는 건 아닐까?',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나?' 같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만약 지금 연애에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 다음 3가지 생각을 통해 여유를 가져보도록 하자.
1)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앞서 말했듯이 사랑의 이유를 파악할 수는 없다. 그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그러니 '도대체 왜 날 좋아하는 거지?'라는 질문을 꺼낼 필요가 없다. 만약 당신을 사랑해야 할 이유가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답은 하나밖에 없다. 왜냐하면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당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2) 날 사랑해 줄 사람은 많다
'이 사람이 날 떠나면 어쩌지?'라고 걱정하지 말자. 그 사람이 떠나도 된다. 세상에 날 사랑해 줄 사람은 하늘의 별만큼 많다. 그 사람 놓친다고 사랑이 끝나는 게 아니다. 애인이 떠날 것 같으면 미련 없이 떠나보내라. 굳이 울며불며 매달릴 필요 없다. 오히려 더 매력적인 사람을 만날 절호의 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하자. '오직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생각은 낭만이고 판타지다. 현실이 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살 수도 있지만, 꼭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3) 사랑은 변하는 거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한결같은 사랑을 기대하지 말자. 처음에는 불꽃처럼 로맨틱한 사랑에 빠져들었다가도, 시간이 지나 편안하고 안정적인 동반자적 사랑으로 바뀔 수 있다. 오히려 동반자적 사랑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당연히 사랑에도 적응한다. 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랑이 변했다고 슬퍼하지 말자. 변하면 변하는 대로 그에 맞게 사랑하면 된다. (혹시나 상대방의 애정이 식었다거나, 바람을 피웠다면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빨리 차버리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자. 당신을 사랑해 줄 사람은 하늘의 별만큼 많다)
덧. 자존감과 몸
<자존감의 여섯 기둥>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인간 고유의 의식 형태, 다시 말해 추상화, 일반화, 통합 같은 개념화 능력, 즉 정신(mind)에 의존한다... 우리 삶은 사고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이 모든 것은 정신의 산물이다... 정신은 우리가 세상에 다가가고 세상을 파악하는 방법의 전부이다."
나는 이러한 생각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정신과 육체의 관계를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의학과 뇌과학의 발달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육체가 정신에 막강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흔들다리 효과'라는 게 있다. 조사원이 이성을 만나 몇 가지 조사를 한 후, 나중에 문의 사항이 있으면 연락하라면서 전화번호를 주었다. 그런데 평지에서 만난 사람보다 흔들다리에서 만난 사람이 더 많이 연락했다고 한다. 흔들다리에서 만났다고 더 많은 문의 사항이 생길 리가 없다. 그냥 조사원에게 관심이 있어서 연락한 것이다. 이처럼 긴장 상태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흥분과 사랑을 구분하지 못해 사랑의 감정이 생겼다고 착각할 수 있다. 몸의 반응이 정신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비슷한 경우로 부정맥을 치료했더니 신경질적인 성격이 차분하게 변했다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도 있다 https://pgr21.com/humor/374895)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즐거워지는 것이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퍼지는 것이다.
- 윌리엄 제임스
윌리엄 제임스의 말처럼 육체적 행동이 정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신만이 세상을 파악하는 전부가 아니다. 육체도 세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마찬가지다. 규칙적인 운동에는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자존감과 행복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육체와 정신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참고 : <자존감의 여섯 기둥>, 너새니얼 브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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