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단편] 초식남 월드 면접 스터디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박을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그저 그런 대학을 졸업한 후 몇 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그마저도 때려치우고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 동네에 마지막으로 남은 세탁소 주인이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아니 별로. 아직 취업 못 했냐? 그게 그렇게 됐다. 나도 뭐 그냥 빌붙어 산다. 서른을 넘긴 늙은 소년들은 남자가 되지 못한 현실을 한탄했다. 그래도 이리 허심탄회하게 처지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 둘 다 별 볼 일 없기 때문이리라. 2차 면접을 앞두고 면접 스터디 중이라고 말하자 박이 눈썹을 치켜뜨며 반색했다. "야. 이 엉아가 기가 막힌 멘트 하나 알려주랴?" 취업/공시 카페에서 다년간 활동한 경험 덕분인지 박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