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곡성> - 어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으랴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맥거핀으로 수 놓은 기담(奇談) 을 이야기할 때 가장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바로 장르다. 장르 자체가 곧 반전이자 맥거핀이다. 반대로 맥거핀이 곧 장르이자 정체성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작은 미스터리 스릴러 혹은 농촌 수사물이다. 첫 사건 현장에서 카메라는 종구(곽도원)의 뒤를 쫓는다. 풀이 우거진 언덕을 내려가는 시선은 발밑이 보이지 않아 위태롭다. 불안한 롱테이크 끝에서 마침내 드러난 참상은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온다. 나홍진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하지만 나 처럼 긴장감으로 관객을 질식시키려 들지 않는다. 대신에 웃음을 적절히 섞어 긴장의 완급을 조절한다. 겁 많고 어설픈 종구의 성격이 엉뚱한 웃음을 유발한다. 때로는 이 떠올랐고, 때로는 가 떠올랐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