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말을 한 사람이 무능해 보이는가? 혹시 무능해 보일까 봐 저 말을 속으로 삼킨 적이 있는가? 그랬다면 이제 생각을 바꾸자.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당신은 모른다고 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하트 오브 비즈니스》의 저자 위베르 졸리는 과거에 모른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 매켄지 앤드 컴퍼니의 잘나가는 컨설턴트였고, 엘리트만 모인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모른다는 말은 뱉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이제는 완벽함이 아니라 약점을 드러내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그는 2012년 미국의 망해가던 전자제품 유통 회사 베스트 바이의 CEO로 임명됐다. 그리고 기존의 관습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경영 철학을 앞세워 회사를 부활시켰다. 새로운 사업 루트를 개발한 것도 아니다. 베스트 바이는 여전히 전자제품을 유통하고 있고, 온라인 매장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달라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모른다고 말할 용기가 있었다.
약함은 인간관계를 하나로 붙여주는 풀과 같다. 리더가 먼저 약한 면을 드러내면, 주변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안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는다. 나아가 약한 면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동기를 얻는다. 그렇게 약한 면을 드러내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인간관계가 끈끈해진다. 이것이 팀워크가 생기는 방식이다.
약한 면을 드러내라는 게 개인적인 치부를 전부 드러내라는 말은 아니다. 그럼 무엇을 드러내야 할까? 가장 간단하면서도 쉬운 방법은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으로부터 피드백이 시작되고, 피드백으로부터 성장이 시작된다.
이를 잘 드러내는 사례가 《하트 오브 비즈니스》에 등장한다. 2006년 포드자동차는 170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며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당시 CEO가 된 앨런 멀러리는 조직을 재건하기 위해 신호등 보고 체계를 적용하라고 지시한다.
- 모든 게 정상일 때는 초록색으로 표시
- 정상을 벗어났지만 제 궤도로 복귀할 계획이 있을 때는 노란색으로 표시
- 정상 궤도를 벗어났고, 복귀할 계획이 없을 때는 빨간색으로 표시
그런데 처음 몇 주 동안 모든 보고서가 초록색이었다.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보며 망해가는 회사였는데도 말이다. 앨런은 이렇게 지적했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건 하나도 없습니까?”
이때 처음으로 보고서에 빨간색을 표시한 사람이 등장한다. 훗날 앨런에 이어 CEO가 된 마크 필즈였다. 그는 새로 출시할 모델에 소음 문제가 있다며 보고서에 빨간색을 표시했다. 이걸 본 사람들은 처음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이때 앨런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크의 문제를 도와주실 분 없나요?”
그러자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손을 들고 품질 전문가를 보내겠다고 했다. 다른 누군가는 공급 업체에 부품 점검을 의뢰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마크의 문제는 모두의 도움으로 무사히 해결되었고, 새 모델은 소음 문제를 해결한 뒤 초록색이 될 수 있었다.
“모르겠는데요. 도와주실래요?”
이 말은 성장을 부르고, 팀워크를 완성하는 마법의 단어다. 문제를 솔직히 인정할 수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드러내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피드백이다.
하지만 피드백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대부분 자기 잘못을 감추기에 급하고, 이를 드러내는 피드백을 자신을 향한 공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성장과 팀워크는 이루어질 수 없다. 고립과 경쟁만이 남을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피드백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저, 피드백에 감사하자. 피드백은 나를 책망하거나 해코지하려는 게 아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게 피드백이다. 사실 제대로 된 피드백의 경우, 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한 감정적 피로를 감수하며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게 피드백이다. 그러니 피드백을 감사히 받아들이자. 상대의 노력을 생각해보자.
다음으로, 개선점을 고민하자. 이때 도움이 되는 발상의 전환이 있다.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포워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거에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좋지 않다.
때로는 피드백 내용 중에 본인이 잘못하지 않은 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 잘못이 아니더라도 개선해야 할 점이라면 피드백을 할 수도 있다. 이때 “그건 제 잘못이 아닌데요? 지금 제가 잘못했다고 하시는 거예요?”라며 방어적으로 반응하지 말자. 그보다는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게 좋다.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포워드로 생각하며 미래를 바꾸자.
마지막으로 성장형 사고방식을 갖추자. 성장형 사고방식은 재능과 능력이 배움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성장형 사고방식이 있어야 피드포워드로 생각할 수 있다. 실수와 실패가 있더라도 다음에 개선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재능과 능력이 타고난 것으로 생각하는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추면 피드백에 방어적이 되기 쉽다. 문제의 원인이 고정된 자기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로 인해 피드백이 자신을 향한 비난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불편함을 감수하라.”라는 말이 있다. 피드백은 불편한 일이지만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 피드백을 더 잘 활용하고 싶다면, 모른다고 말할 용기를 갖는 것부터 시작하자.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이 무능한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른다고 말하지 않으면 평생 무능한 채로 남게 된다. 그보다는 무능하지 않은 내일을 맞이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이러한 태도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도 성장시킨다. 서로 도와주는 팀워크도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위베르 졸리가 베스트 바이를 부활시킨 비결이자, 《하트 오브 비즈니스》에 담은 조직 경영의 정수이다. 그 정수를 당신도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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