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확실한 전략
이제 막 다독을 시작하는 독서 초보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일까? 나에게는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게 문제였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책 한 권 읽는데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고영성 작가는 1년에 300권의 책을 읽었다는데, 나는 매일 쉬지 않고 읽어도 50권 밖에 못 읽는 수준이었다. 더 많이 더 빨리 성장하고픈 조급함에 나는 빨리 읽는 기술을 익히고자 했다.
그러나 속독의 기술이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시중에 나온 속독 관련 책을 따라 이런저런 방식을 따라 해봤지만, 책 읽는 속도는 영 늘지 않았다. 나중에 책을 빨리 읽는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라면 빨리 읽을 수 있고, 따라서 독서량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서 입문자에게는 머나먼 이야기에 불과했다. 나는 지금 당장 책을 더 많이 더 빠르게 읽고 싶었다.
그때 '데일리 리포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데일리 리포트란 자신이 하루 동안 한 일을 1시간 단위로 기록하는 것이다. 여기에 good/soso/bad로 평가를 더하면 된다. 그리 거창한 일도 아니고,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도 아니었다. 단지 기록하는 것뿐이었다. 처음에는 이를 통해 독서량이 늘어나리라 생각지 않았다. 단지 내가 얼마나 읽을 수 있는지 기록해볼 심산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지 기록만 했을 뿐인데 독서량이 늘어난 것이다. 자가 평가가 soso에서 good으로 바뀔 때마다 읽는 속도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 그랬다. 속독의 또 다른 비결은 바로 집중이었다. 이전에는 집중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일리 리포트를 적으면서 집중을 위한 의식적 노력을 더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독서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다.
데일리 리포트를 적은 이후로 나는 2~3일에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날은 6시간 만에 책 한 권을 읽기도 했다. 여기에 '데일리 플랜'을 통해 그날 해야 할 일까지 적기 시작하자 일상이 탄탄한 계획 속에서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속독의 기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확실한 전략은 데일리 리포트가 유일했다.
▲ 실제 작성한 데일리 플랜 (악필 죄송합니다)
▲ 실제 작성한 데일리 리포트
<폴라리스>, 가장 완벽한 아이템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나는 데일리 플랜과 데일리 리포트를 따로 작성하고 있었다. 데일리 플랜은 다이어리를 활용하고, 데일리 리포트는 엑셀 시트를 활용했다.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문서를 한 곳에 작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데일리 리포트를 손으로 적고 싶은 욕망이 컸다. 하지만 시중의 어떤 다이어리도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2018년 내내 나는 두 개의 문서를 따로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폴라리스>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었다. <폴라리스>는 서점에서 파는 책이지만, 보통의 책과는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매 페이지마다 24시간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데일리 플랜을 적을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각 페이지마다 동기를 끌어올리는 명언과 뼈 있는 한 마디가 적혀 있다. 데일리 플랜과 데일리 리포트를 적기 위한 가장 완벽한 아이템인 셈이다.
▲ <폴라리스>의 페이지
<폴라리스>, 120% 활용하기!
이렇게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동안 꾸준히 데일리 플랜과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폴라리스>를 120% 활용하는 방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사실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잘 정리된 구역을 목적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여기에 몇 가지 조언을 더하고자 한다.
1) 데일리 플랜
<폴라리스>의 중앙 상단에 점선으로 구분된 공간이 있다. 이곳에 데일리 플랜을 적으면 된다.
6줄의 공간으로 되어 있는데, 직접 적어보기 전에는 6줄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 해야 할 일을 10개, 20개 적는 것은 오히려 방해만 된다. 꼭 해야 할 일만 6가지 적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기왕이면 우선순위를 두어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도 좋다. 데일리 플랜은 마스터 플랜이 아니다. 때로는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때 완벽주의에 빠져 모든 걸 해내려고 하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데일리 플랜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독서하기'라고 적는 것보다는 '6시에 카페에서 1시간 동안 독서하기'라고 적으면 실행에 옮길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2) 데일리 리포트
24개로 나뉜 공간에는 데일리 리포트를 적으면 된다. 이때 꼭 매 시간마다 기록할 필요는 없다. 어떤 기업에서는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며 매 시간마다 업무 일지를 기록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데, 직원들이 일지를 기록하느라 할 일을 못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하던 일을 마쳤을 때 기록하는 방식으로 데일리 리포트를 적고 있다. 2시간 동안 일을 했다면 마치고 나서 2시간을 한 번에 적는 것이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4시간, 6시간 동안 몰두했다면, 이를 한꺼번에 적으면 된다. 기록이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어야지, 기록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한 일을 기록했다면 이를 good/soso/bad로 평가한다. 꼭 영어로 적을 필요는 없다. 형광펜으로 초록색/노란색/빨간색으로 표시해도 되고, 동그라미/네모/가위로 표시해도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나도 대부분의 항목이 good/bad로 극단적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을 하게 되면 자신이 잘했을 때와 평범했을 때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철저하게 기록하며 매일 조금씩 한계를 넓혀 나간다면 데일리 리포트는 성장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기록의 습관화
기록의 위대한 힘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자들의 조언도 넘치고, 과학적인 실험 결과도 많다. 그러나 머리로만 알고 있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알고 있다면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적어야 한다.
하지만 기록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귀찮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을 적고, 한 일을 평가하고, 이런 작업은 생각보다 귀찮고 고되다. 며칠 빼먹고 나면 지속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게 도움이 되겠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이런 악순환을 뛰어넘고 싶다면 기록하는 습관이 들어야 한다. 습관이 되면 귀찮다는 생각조차 들기 전에 기계적으로 적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데일리 플랜과 데일리 리포트를 기록하면서 완벽히 습관화시켰다. 처음에는 며칠씩 빼먹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기 전에 데일리 플랜을 적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습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환경 설정만큼 좋은 게 없다. 만약 나에게 <폴라리스>처럼 좋은 기록 아이템이 존재했다면, 데일리 플랜과 데일리 리포트를 더욱 빨리 습관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9년에는 <폴라리스>를 통해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하면 어떨까? 당신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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