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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큐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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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아마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늦은 밤, 볼거리를 찾아 넷플릭스를 뒤적이기 시작한다. 스크롤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제목도 훑어보고, 예고편도 몇 개 보고, 후기까지 찾아서 읽어보지만, 영화 한 편을 딱 골라서 진득하게 보기가 쉽지 않다. 순식간에 30분이 흘렀으나 아직도 탐색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염없이 스크롤만 내리다가 결국 TV를 끈다. 인제 와서 뭔가를 보기엔 너무 피곤했기에 더 늦기 전에 이만 잠자리에 든다.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는 것, 나는 이것이 지금 세대를 정의하는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 전념 18~19p 위 내용은 2018년 하버드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이 졸업 연설은 골캐스트에서 편집된 영상으로 무려 3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만큼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사..
오징어 게임에서 본 '타인의 친절' ※ 이 글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흔히 '데스 게임', '배틀로얄' 장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tvN에서 방영한 리얼리티 예능 《더 지니어스》의 살벌한 버전쯤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렇게 보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이 너무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등장인물의 두뇌 플레이를 강조하는 '데스 게임' 장르라면, 어떤 게임을 설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은 까놓고 말해 그냥 어린 시절 놀이에 불과하죠. 뛰어난 계산이나 날카로운 통찰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운이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오징어 게임》의 ..
'나의 아저씨'가 힐링 드라마였던 이유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보면 ‘힐링’된다고 한다. 나도 그런 경험을 겪은 적이 많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은가? 좋은 작품들은 어떻게 우리 마음을 치유하는 걸까? 많은 지식인과 평론가들이 그 이유를 말하며 작품을 비평하지만, 그 치유 과정이 우리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한 책에서 그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 우리가 힐링되는 이유, 즉 작품에 담긴 신경-문학적 심리 효과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이 바로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이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감사가 우리 마음에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하여 이렇게 설명한다. 이러한 감사 효과를 더욱 강력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감사의 대상을 인간으로 돌리는 것이다. 감사의 치유력은 의존성이나 열등감에 의해 약화하는데, 신..
당신이 알던 다이어트는 정답이 아니다 우리는 왜 살이 찔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살을 뺄 수 있을까? 이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한다. "덜 먹고 더 움직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책 『비만백서』는 이러한 상식에 반기를 든 책이다. 저자 앤서니 워니는 '앵그리 셰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식품 제조업체와 소매업자에 자문하는 요리사이면서, 식품업계에 빈번하게 나타나는 유사 과학을 폭로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 분노한 요리사가 비만과 다이어트에 주목하여 만든 책이 바로 『비만백서』다. 책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다이어트에 관한 오해와 이를 뒤집는 진실이 가득하다. 1) 우리는 왜 뚱뚱해질까? 어떤 사람은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는다. 먹방 유튜버 중에는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하면서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도..
천재가 세상을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 책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서 본 케인스는 전형적인 천재였다. '천재'라는 매우 특이한 대상에 '전형적'이라는 말을 붙인 게 어딘가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우스운 모습을 기꺼이 감수할 정도로 케인스는 확실한 천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지 주변 사람들이 찬양하는 영민한 모습과 그가 후대에 남긴 위대한 업적 때문만은 아니다. 뭐랄까... 케인스는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에 비슷한 인물이 등장하면 식상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천재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보적이지만 극단적이지 않은 정치 성향을 가졌고, 문화 예술적으로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연애사는 천재들이 으레 그렇듯이 난잡한 모습도 보인다. (약간 관종끼도 있는 것 같다) 책을 보면서 아인슈타인이 많이 떠올랐다. 원래 천재들은 이런..
노화에 대한 상식이 무너지는 순간 모든 생물은 늙는다. 그리고 죽는다. 대부분 이것이 우주의 진리이자 우리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책 『에이지리스』는 노화에 관하여 우리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지식들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선사한다. 저자 앤드류 스틸은 이 충격적 사실을 마치 탐정 수사하듯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생명의 신비라는 미스터리 실타래를 아주 작은 과학적 단서로 시작해 풀어나간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생물이 있을까? 이것을 만나려면 캘리포니아 화이트 산맥의 일급비밀 보호구역을 찾아가야 한다. 그곳에는 4,850살로 추정되는 브리슬콘 소나무가 있다. 우리는 식물이 조건만 맞으면 영원히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노화라는 주제로 넘어오면 그러한 사실을 쉽게 간과한다. 그럼 동물은 어떨..
처세술 한 방에 정리하기 보통 처세술의 끝판왕이라고 하면 1513년에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을 언급한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는 책으로 오늘날까지도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할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 사상도 변해야 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쓴 후로 500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인간에 대한 이해는 엄청나게 발전했다. 프로이트의 등장으로 무의식에 대한 개념이 확산되었고, 심리학의 발전에 따라 인간을 이해하는 과학적 방법론도 발달했다. 이제 우리에게는 500년의 학문적 결과를 근거로 하는 새로운 처세술 교과서가 필요하다. 《권력의 원리》는 이러한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는 책이다. 이 책은 권력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권력을 얻을 수 있는지, ..
30대에게 강력 추천!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의 부하 중에 가후라는 책사가 있다. 그런데 그는 원래 조조의 부하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동탁의 부하였고, 그다음에는 이각의 밑에, 그 후에는 장수의 부하가 되었다. 가후가 장수의 부하로 있을 무렵 그는 2번이나 조조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특히 완 전투에서는 조조가 아끼는 괴력의 무관 전위와 조조의 아들 조앙 그리고 조조의 조카 조안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이 결과를 보면 조조에게 장수와 가후는 철천지원수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훗날 조조와 원소가 중원의 패권을 놓고 다툰 관도대전에서 가후는 장수에게 원소가 아니라 조조의 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장수가 의아하게 생각하며 이유를 물으니 가후는 이렇게 답했다. "조조는 천자를 받드니 첫째입니다. 원소는 강성한데, 우리는 군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