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뼈아대

(3)
이동진은 쇼 호스트인가? 모든 직업에는 윤리라는 게 있다. 평론가로서 내 직업윤리는 영화를 판매하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주요 채널들 사이에 촘촘히 끼어 있는 홈쇼핑 채널에서 나오는 쇼핑 호스트와 다를 바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B tv는 영화를 파는 IPTV이다. 이 채널을 틀 때마다 나오는 저 빨간 안경 아저씨는 나와 같은 직업으로 분류된다. 그를 볼 때마다 토악질이 나와 잽싸게 채널을 돌려 버린다. 그는 B tv가 파는 영화에 서울대학교와 조선일보 출신답게 뭔 얘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꽤나 있어 보이는 어휘의 잔치들로 장식을 달아준다. 그처럼 못 나가지만 씨네 21의 주성철 편집장도 가끔 여기에 얼굴을 들이미는 것 같다. 영화주간지 편집장이 영화를 파는 채널에 몸을 팔고 있는 걸 보노라면, 측은하다. 늬네 ..
나는 그렇게 전문가로 성장했다 "한라산을 서울로 옮기려면 얼마나 걸릴까?" 면접 황당 질문을 모아놓은 기사에 올라온 내용이다. (링크) 기사에서는 한라산의 부피와 이를 퍼 나르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서 179만 9980년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얼마 전 남성 잡지 에서 연예인 김세정을 인터뷰했는데, 여기서 '기발한' 답변이 나왔다. "잘만하면 하루에도 되지 않을까요? 제주도의 행정구역 명칭을 서울로 바꾸는 거예요." '캬~ 고걸 몰랐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실로 재치있고 기발한 답변이었다. 톡톡 튀는 신세대 연예인의 참신한 답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면접 질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이런 수수께끼를 맞추는 거로 직무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걸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
삼국지 3번 읽으면 알 수 있는 인생의 진리 "삼국지 3번 읽은 사람과는 논쟁하지 말라." 초등학생 시절 이 말을 듣고 부모님을 졸라 이문열 삼국지를 구입했다. 전부 10권이나 되는지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자식이 책을 보겠다고 하니 어려운 살림에도 부모님이 흔쾌히 구매해주셨다. 물론 이틀도 안 되어 보던 책을 집어 던졌다. 꼬꼬마가 보기에는 재미도 없고 어려운 책이었다. 그러다 만화방에서 60권짜리 만화 삼국지를 접하게 되었고, 나는 삼국지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렇게 만화로 접하고, 게임으로 즐기고, 드라마를 찾아보며, 나중에는 이문열 삼국지까지 완독하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힘에 끌렸다. '관우와 장비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여포는 그 둘에 유비까지 합세해도 승부를 내지 못했으니 여포가 최고다.' '합비의 장료도 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