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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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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전문가로 성장했다 "한라산을 서울로 옮기려면 얼마나 걸릴까?" 면접 황당 질문을 모아놓은 기사에 올라온 내용이다. (링크) 기사에서는 한라산의 부피와 이를 퍼 나르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서 179만 9980년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런데 얼마 전 남성 잡지 에서 연예인 김세정을 인터뷰했는데, 여기서 '기발한' 답변이 나왔다. "잘만하면 하루에도 되지 않을까요? 제주도의 행정구역 명칭을 서울로 바꾸는 거예요." '캬~ 고걸 몰랐네'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실로 재치있고 기발한 답변이었다. 톡톡 튀는 신세대 연예인의 참신한 답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면접 질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이런 수수께끼를 맞추는 거로 직무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걸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
삼국지 3번 읽으면 알 수 있는 인생의 진리 "삼국지 3번 읽은 사람과는 논쟁하지 말라." 초등학생 시절 이 말을 듣고 부모님을 졸라 이문열 삼국지를 구입했다. 전부 10권이나 되는지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자식이 책을 보겠다고 하니 어려운 살림에도 부모님이 흔쾌히 구매해주셨다. 물론 이틀도 안 되어 보던 책을 집어 던졌다. 꼬꼬마가 보기에는 재미도 없고 어려운 책이었다. 그러다 만화방에서 60권짜리 만화 삼국지를 접하게 되었고, 나는 삼국지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렇게 만화로 접하고, 게임으로 즐기고, 드라마를 찾아보며, 나중에는 이문열 삼국지까지 완독하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힘에 끌렸다. '관우와 장비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여포는 그 둘에 유비까지 합세해도 승부를 내지 못했으니 여포가 최고다.' '합비의 장료도 명장이다.' '..
꼰대, 당신일 수도 있습니다 "나 말이야. 요즘 꼰대가 된 것 같아." 친구 녀석이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주제에 저런 소리를 뱉었다. "장가도 안 간 주제에 뭔 소릴 하는 겨?" "며칠 전에 우리 회사가 산학협력하는 곳에 갔다가 대학생 애들하고 술을 마셨는데." "여대생한테 찝쩍거렸냐?" "날 너 같은 종자랑 비슷하게 여기지 말아줬으면 해. 그러니깐 닥치고 들어봐. 우리 회사가 양조 사업을 하거든? 나는 술 자문으로 그 일에 들어간 건데, 거기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는 애가 술에 대해 너무 모르는 거야.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는데, 너무 꼰대질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 젊은 시절 우리는 절대 꼰대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나이든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훈계하고 싶어 안달 나 보였고, 그렇다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