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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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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내공을 싣는 방법 가장 강력한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는 누구일까?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많은 사람이 김훈을 꼽는다. 그는 일상적인 단어와 단문을 주로 사용한다. 그의 문장은 짧게 끊어져 지루하게 늘어지는 법이 없다.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작품이 바로 다. 특히 첫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최고의 문장'을 꼽을 때면 종종 거론되곤 한다. 왜군의 침략으로 백성들은 전부 도망가고, 수군은 대패한 채로 모든 것을 상실했다. 아무 희망도 남지 않은 쓸쓸한 섬, 그 안에서도 봄이 되어 꽃이 피었다. 이를 담담하게 바라보는 이순신의 시선이 첫 문장에 녹아 있다. 전란의 고통과 상실 그리고 이어지는 희망이 이 한 문장 안에 모두 담겨있다. 김훈은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었을까? 당연하게도 위대한 문장의 탄생 비결은 치밀한 고민이..
야하게 쓴 글 먼저 이 글을 읽을 씽큐베이션 멤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 나는 씽큐베이터로서 (우리는 그룹장을 씽큐베이터라고 부른다. 생각을 키워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내가 그렇게 거창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름쯤이야 폼나게 붙여도 되지 않은가?) 이번 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부탁했다. "자신의 글쓰기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적어주세요." 이러한 주제의 글이라면, 보통 독자는 '보고서' 같은 내용을 예상한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어떻게 글쓰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그 체계적인 포부를 기대한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기대를 조금은 배신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게 다 스티븐 킹 때문이다. 는 흥미진진했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물론 는 훌륭한 글쓰기 교재다. 하지만 글쓰기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