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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 동물은 무려 10~15배 오래 산다

구글, 애플, 삼성, 페이스북, IBM, 오라클 등 첨단 IT 산업을 이끄는 거대 기업들이 새로운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바로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이오산업이다. 구글은 칼리코(Calico)라는 생명공학 계열사를 설립해 장수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고, IBM은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의사 '왓슨'을 개발해왔으며, 애플과 삼성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장비를 통한 헬스케어 산업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들은 왜 바이오산업에 주목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이들이 바이오 분야에 접근하는 방식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점에 건강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 담겨 있다. 



1. 장수의 역설, 인류의 수명은 늘어나지 않았다


첫 번째는 인류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는 오해이다.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의 저자 스티븐 건드리 박사는 오늘날 인류의 수명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인류의 평균 수명은 꾸준히 늘어왔다. 100년 전만 해도 기대수명이 40세 이상인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고, 미국의 경우 50년 동안 기대수명이 10년 정도 늘어났다. 현재 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72세에 달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미국의 기대수명, 14년 이후 감소 추세다


하지만 최근 3년만 살펴보면 기대수명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왜 그럴까? 기대수명 증가가 한계를 맞이한 것이다. 그동안 기대수명이 증가한 이유는 의료기술의 발전, 위생 환경 개선, 신약 개발 덕분이었다. 다시 말해 장수를 누리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죽는 비율을 줄여온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노화 자체로 인한 사망을 막을 수가 없다. 끔찍한 상처를 치료하고, 암도 극복하고, 전염병을 막아도 늙어서 죽는 것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한 수명, 즉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에 관해서 인류는 거의 진보하지 못한 셈이다. 그래서 칼리코 같은 첨단 바이오 기업들은 질병 치료가 아닌 노화 자체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법에 집중하고 있다. 진짜 수명 연장을 이루고자 하는 셈이다. 



2. 유전자의 역설, 수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는 수명이 타고나는 것이라는 오해이다. 보통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 결국 유전자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그 사실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구글의 생명공학 계열사 칼리코는 벌거숭이두더지쥐라는 동물을 연구 중이다. 이 작고 귀여운(?) 동물에게 생명 연장의 비결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다른 쥐보다 무려 10~15배 이상 오래 살고, 심지어 암에 걸리지도 않는다. 세포 변형을 막는 단백질이 만들어져 세포 손상을 막고 암세포 생성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벌거숭이두더지쥐


그런데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장수 비결은 유전자가 아니라 그들이 먹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에 따르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장내 유익균이 좋아하는 뿌리나 덩이줄기를 주로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의 장내 박테리아 구성을 연구했더니 다른 쥐보다 훨씬 다양하고 거의 인간에 맞먹는 다양성을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 게다가 장내에 '모기박테리아시에'라는 특정 박테리아가 풍부한데, 이것은 105세 이상 사는 초고령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즉, 장수의 비결은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속에 있는 장내 미생물군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환경에 사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 타고나는 게 아니라 가꾸어 가는 것이다. 



3. 노화의 역설, 말단소체의 비밀


인간의 세포 내 염색체는 말단소체라는 보호캡을 가지고 있다. 나이 들수록 유전 물질이 손상되거나 소모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마다 캡이 짧아져 50회 정도 세포 분열이 일어나면 말단소체가 더는 염색체를 보호하지 못해 세포가 죽는다. 지금까지는 말단소체가 복구할 수 없는 수명의 한계처럼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말단소체가 너무 짧아지지 않도록 세포를 조작하는 것이 첨단 바이오 기업들의 목표이다. 



그런데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은 세포 조작 없이도 긴 말단소체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말단소체와 줄기세포의 활성화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고, 줄기세포 활성화는 장내 유익균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D3 농도가 높으면 말단소체가 길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말단소체가 길면 비타민D3의 농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장내 유익균을 건강하게 만들면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의 활동성을 높여 말단소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한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은 문명이 시작한 이래 꾸준히 이어진 인류의 꿈이었다. 당연히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첨단 기업들이 다음의 목표로 삼을만한 주제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제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오래 살고 있지만, 더 잘 살고 있지는 않다. 기왕 오래 살 거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그 해답을 찾고 싶다면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을 추천한다. 생명 연장의 꿈이 더 이상 꿈에 머물지 않고 당신의 삶 속에 들어오도록 도와주는 지식과 지혜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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