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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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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평] <배드 지니어스> - 커닝으로 떡상 가즈아?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남주만 잘생겼습니다. 여주는 안 예쁩니다. (시무룩) 근데 영화 다 보면 그새 정이 듭니다. 끝날 때 예뻐 보이더라는... ※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육열(이라고 쓰고 광기라 읽는다)이야 심슨도 알아주는 대한민국이니...
자신을 변호하지 말지어다 황희 정승이 잠시 집에 머물 때의 일이다. 세종 : 황희를 들라 하라. 황희 : 아... 안돼... 하녀 둘이 시끄럽게 싸우다 황희에게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한 하녀가 사정을 이야기하자 황희가 대답했다. "그래 들어보니 네 말이 옳구나." 그러자 다른 하녀가 자기가 옳다고 이야기했다. 황희는 이번에도 똑같이 대답했다. "그래. 네 말도 옳구나."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부인이 한 소리 했다. "두 사람이 서로 반대의 이야기를 하는데 둘 다 옳다고 하시면 어떡합니까? 한 사람은 틀렸다고 하셔야죠." 그러자 황희가 대답했다. "부인 말도 옳소." 황희 정승의 유명한 일화다. 식자들이 말하길 대립하는 것을 하나로 포용하는 관용의 정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가? 실상은 줏대 없고 안일한 이야기에 불과..
흥행과 작품성 사이 흥행작을 까면 거친 항의를 받는다. 내가 이렇게 재밌게 봤는데. 재밌게 본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네까짓 게 뭐길래 천만의 선택을 무시하느냐! 허파에 바람이 들어갔다. 어깨에 예술 뽕을 얹었다. 이런 소리를 듣는다. 그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아끼는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하지만 흥행이 작품성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은 상황을 뒤집어 보면 명백해진다. 평단의 호평을 받고, 각종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타고,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세월이 지나 10년 뒤, 20년 뒤에 고전으로 남는 작품 중에 대박 난 영화는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21세기 최고의 영화 목록에 기꺼이 오를 거라 생각하는 의 한국 관객 수는 고작 32만 명이었다. 그럼 또 이런 말을 듣는다..
[짤평] <돌아와요 부산항애> - 생각보다 멀쩡하다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오히려 멀쩡해서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 , , 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박희준 감독님을 응원해야 할지 말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포) 왜 <코코>는 갓무비가 되지 못했나? ※ 이 글은 영화 ,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에는 의미심장한 비유가 등장한다. 망자의 땅과 생자(生者)의 땅 경계에 서 있는 출입국 사무소다. 망자들이 생자의 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출입국 사무소에서 자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 자격이란, 생자가 망자를 추억하는 사진을 진열해놔야 한다는 것. 여기서 떠오르는 의문점. 왜 영화는 이 과정을 출입국 사무소처럼 표현했을까? 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멕시코의 문화를 다루는 멕시코의 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만든 것은 미국 회사와 미국인 감독이다. 현재 미국의 트럼프 정권은 멕시코 밀입국자를 배척하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실현 중이다. 결국, 출입국 사무소는 멕시코 문화와 미국 문화가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함축적으로 비유하는 장치라 할..
[짤평] <코코> - 따뜻한 죽음의 세계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제목을 '코코'가 아니라 '리멤버 미'라고 했으면 더 잘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노래가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네요. ※ 디즈니는 명작 만드는 공식을 발견한 게 아닐까 싶네요. 도대체 나오는 작품마다... 그나마 예전에는 실사 영화를 말아드시며 균형을 잡아주셨는데 요즘은 뭐 전후좌우 가리지 않고 다 잘 만드네요;;;
나는 왜 신파에도 불구하고 <1987>을 칭찬하는가? ※ 이 글은 영화 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절묘한 거리감 의 전반부는 절묘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감정에 매몰하여 신파로 빠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덤덤하여 쿨한 척하지도 않는다. 박종철의 사망 소식을 들은 가족은 낙담하거나 오열한다. 영화는 이를 과도한 기법, 예를 들면 슬로우 모션 같은 촌스러운 모습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애써 외면하지도 않는다. 슬프지만 담담하게 관조할 뿐이다. 이는 촬영과 연출만의 덕일까? 아니다. 서사도 한몫한다. 박종철의 죽음은 절로 오열이 튀어나오는 비극임이 틀림없다. 그의 가족이라면 말이다. 아무리 슬퍼도 관객은 오열하지 않는다. 왜냐고? 매몰찬 소리겠지만, 박종철은 내 새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 서사에는 사망자 박종철만 등장한다. 내 새끼 박종철은..
[짤평] <불한당> - 누아르 껍질 속의 로맨스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을 두고 브로맨스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브로맨스는 진한 우정을 의미합니다. 은 명백히 로맨스입니다. ※ 에서 로맨스를 읽지 못 하면 클리셰 범벅 똥폼 누아르만 남을 뿐입니다. (그래도 스토리가 형편없는 수준은 아님) 근데 로맨스가 보이면 영화가 화-악 달라집니다. ※ 처음 볼 때는 한재호(설경구)와 조현수(임시완)의 로맨스만 보였습니다. 근데 다시 보니 한재호를 향한 고병갑(김희원)의 짝사랑도 절절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