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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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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평] <리얼> - 진짜, 정말, 레알... ※ [짤평]은 영화를 보자마자 쓰는 간단한 감상문입니다. 스포일러가 없는 게시물이므로 댓글에서도 스포일러가 없도록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게시물은 https://www.facebook.com/shortcritique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은 본래 이정섭 감독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의견 차이'로 감독이 하차하고 제작자였던 이사랑씨가 감독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사랑씨는 영화 제작도 처음이었고, 감독 경험도 없었습니다. 왜 이런 작품이 나왔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 노출은 확실합니다. 궁디파티, 찌찌파티 다 나옵니다.
남자끼리 막 저녁 장사를 개시했을 때였다. 한 커플이 가게로 들어섰다. 남자는 자주 보던 얼굴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매끄러운 턱선이 인상적인 미남이었다. 여자도 만만찮았다. 새하얀 다리는 쭉 뻗었고 오똑한 콧날 위로 주먹만 한 눈망울이 그렁그렁 달렸다. 잘 생기고 이쁜 것들이다. 누가 찌르지도 않았건만, 허전한 옆구리가 콕콕 쑤셔왔다. 여자는 두리번거리며 미심쩍은 시선으로 가게를 훑었다. "자기 여기 와 봤어?" "여기 진짜 맛있다니깐." 남자는 우리 식당을 좋아했다. 사실 우리 음식이 맛있기도 했지만, 남자는 계산할 때마다 "여기 정말 맛있어요."라는 말을 연발했다. 몇 번 보지 않았음에도 내가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유였다. "몇 번 와봤나 보네?" "두어 번?" "누구랑 왔는데?" "음... 혼자 왔지."..
어떤 고쳐쓰기 바이마르 공화국. 정식 명칭은 Deutsches Reich(독일국). 1919년 2월 수립되어 1933년 나치 제3 제국(제3 라이히)의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망할 때까지 존속한 독일의 공화국 체제다. 바이마르 공화국은 일종의 별명이다. 헌법이 만들어진 도시인 바이마르(오늘날 독일 중앙의 튀링겐 주에 있다.)의 이름을 따 훗날 붙여졌다. ▲ 바이마르 시 전경 바이마르 공화국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헌법을 보유하고 있었다. 원체 뭔가 만드는 데 철저했던 독일인답게 각국 헌법의 좋은 점만 따서 바이마르 헌법을 만들었다. 지방자치가 보장된 기존 독일 제국 헌법에 미국의 대통령제, 영국의 내각제와 수상제, 스위스의 국민투표제 등이 모두 바이마르 헌법에 들어왔다. 바이마르 헌법이 얼마나 선진적이었냐면, 당..
알파고가 울린 여자 2001년의 어느 여름날. 버스 안에서 고등학생 남녀가 설전을 벌였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이길걸? 체스는 이미 인공지능이 더 뛰어나잖아." "체스랑 바둑은 다르다고." "아. 물론 다르긴 다르지. 이름도 다른데." "야. 장난하지 말고." 남자가 약 올리듯 어깃장을 놓자 여자가 정색하듯 받아쳤다. "알았어. 그런데, 농담 아니고, 체스나 바둑이나 다를 게 뭐 있냐? 둘 다 놓을 수 있는 경우의 수에는 한계가 있잖아." "체스는 경우의 수가 얼마 안 되니깐. 그래서 인공지능이 이긴 거야. 그런데 바둑은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대라고." "거의 무한대는 무한대가 아닌걸." "야. 삼백육십일 팩토리얼(361!)이라고. 이건 부르는 이름이 따로 없을 정도로 큰 숫자란 말이야." "그래도 무한대는 아니니깐. 삼..